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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HIDE Lab 외부참여연구원 조수인입니다.
학부 졸업 후 미국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고민과 선택,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은 배움들을 나누고자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디자인과 기술의 접점, 그리고 그것이 사용자 경험과 사회적 문제 해결로 어떻게 확장될 수 있는지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께 작은 참고와 용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학부 과정 동안 저는 다양한 디자인 프로젝트와 디지털 툴 기반의 협업을 경험하며, 단순히 ‘무엇을 보기 좋게 만들 것인가’보다 ‘어떤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해결할 것인가’에 더 큰 흥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특히 UX, HCI, 그리고 기술을 활용한 사회적 가치 창출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고, 이러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HIDE Lab 외부참여연구원 경험으로 이어졌습니다.

HIDE Lab에서 저는 박기철 교수님의 지도 아래 팀원들과 함께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Advanced Air Mobility) 캐빈 인테리어 및 UX 디자인 연구에 참여하였습니다. 해당 연구는 단순히 새로운 이동수단의 형태를 제안하는 데 그치지 않고, 탑승자의 이동 경험 전반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를 다루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캐빈이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사용자의 행동, 정보 흐름, 심리적 안정감, 인터랙션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기존에 학부에서 경험했던 제품디자인 프로젝트와는 또 다른 차원의 사고가 필요했습니다. 그 결과를 한국디자인학회 학술발표대회에서 발표할 수 있었던 경험은 제게 매우 뜻깊은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처음 UAM 프로젝트에 참여했을 때는 ‘항공기 인테리어’와 같은 다소 낯선 분야가 막막하게 느껴졌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연구를 진행하면서 프로토타이핑을 중심으로 사용자 시나리오를 구체화하고, 탑승자의 경험을 단계별로 구조화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디자인을 바라보는 시야가 크게 넓어졌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저는 디자인이 단지 형태를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기술과 사용자, 환경과 맥락 사이의 관계를 정리하고 조율하는 일이라는 점을 깊이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이후 대학원 지원을 준비하면서도 제 학업적 방향성과 연구 관심사를 정리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되었습니다.

대학원 지원 과정에서 가장 큰 고민은 저의 디자인 배경을 정보학(School of Information)의 언어로 어떻게 설득력 있게 설명할 것인가였습니다. 디자인 전공자로서의 강점은 분명했지만, 이를 단순히 시각적 결과물이나 포트폴리오 완성도에 머물지 않고, 연구와 문제해결 역량으로 번역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포트폴리오는 결과물 중심으로 구성하기보다, 문제를 어떻게 발견하고 정의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리서치와 실험을 설계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판단과 학습이 있었는지를 드러내는 방향으로 준비하였습니다. 제게는 ‘무엇을 만들었는가’보다 ‘어떻게 생각하고 접근했는가’를 보여주는 일이 훨씬 중요했습니다.
또한 추천서를 부탁드리는 과정에서도 단순히 지원 사실만 전달하기보다, 각 지원 프로그램의 성격과 제가 강조하고 싶은 연구 역량, 그리고 제 경험 중 어떤 부분이 해당 프로그램과 잘 연결될 수 있는지를 함께 정리해 전달드리고자 노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박기철 교수님께서 보여주신 세심한 조언과 지원은 매우 큰 힘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지원 과정 전반을 보다 안정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고, 제 경험을 보다 일관된 이야기로 정리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저는 UIUC, University of Michigan, 그리고 UT Austin의 School of Information에 합격하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 학교를 두고 고민한 끝에, 최종적으로는 UT Austin에 진학하여 2026년 가을학기부터 새로운 학업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각 학교마다 강점과 매력이 분명했지만, 제 관심 분야와 앞으로 확장해 나가고 싶은 연구 방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UT Austin이 가장 적합한 선택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돌이켜보면, HIDE Lab에서의 경험은 단순히 하나의 프로젝트를 수행한 시간이 아니라, 제가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고 싶은지를 보다 선명하게 인식하게 해준 소중한 과정이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문제를 다루며 팀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기술과 디자인이 만나는 지점을 탐색하고, 이를 연구적 언어로 정리해 발표해보는 경험은 이후 진로를 결정하는 데 실질적인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스스로를 디자이너이면서 동시에 문제를 구조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으로 이해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귀한 연구 경험의 기회를 주시고 그 과정을 이끌어주신 박기철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함께 고민하고 협업하며 많은 자극을 주었던 HIDE Lab의 연구원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학부생의 위치에서 연구실에 참여하며 배운 것들은 졸업 이후의 진로를 고민하는 과정에서도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이 글이 디자인을 공부하며 유학이나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현실적인 참고가 되고, 또 한편으로는 스스로의 가능성을 믿고 한 걸음 내딛는 데 작은 용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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