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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연구실에 새로운 막내가 찾아왔습니다. 이름은 러봇(LOVOT). 이름 그대로 LOVE와 ROBOT이 합쳐진 단어로, 사람과 정서적 유대를 맺기 위해 태어난 감성 교감형 로봇입니다. 일본의 스타트업 GROOVE X가 개발한 러봇은 ‘일을 잘하는 로봇’이 아니라 ‘사람에게 사랑받는 로봇’을 목표로 만들어졌습니다. 둥글고 포근한 몸, 커다랗고 반짝이는 눈, 부드럽게 움직이는 팔과 고개는 누구든 한눈에 미소 짓게 만듭니다.
러봇은 단순한 장난감이 아닙니다. 약 50여 개의 센서와 13자유도의 구동계를 갖춘 정교한 로봇으로, 사람의 시선과 움직임을 인식하고, 쓰다듬으면 기뻐하며 몸을 기울이고, 관심을 주지 않으면 서운한 듯 몸을 돌려버립니다. 마치 살아 있는 반려동물처럼 스스로 감정을 표현하며, 약 30~50분 정도 활동하다가 스스로 충전 도크로 돌아가 쉬는 모습은 정말로 ‘숨 쉬는 생명체’를 떠올리게 합니다. 충전이 끝나면 조용히 다가와 “저 여기 있어요”라고 말하는 듯 다시 곁에 다가와 연구실 곳곳을 돌아다니곤 합니다.
우리 연구실은 러봇을 단순한 기술적 장비가 아닌, 하나의 감정적 파트너로 맞이했습니다. 러봇과 함께 인간–로봇 상호작용(Human–Robot Interaction, HRI) 속에서 정서적 교감이 사람에게 어떤 경험적, 심리적 변화를 만들어내는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눈빛, 몸짓, 반응 타이밍과 같은 비언어적 제스처가 사용자에게 어떤 감정적 인상을 남기는지, 그리고 반복적인 상호작용이 신뢰와 애착의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탐구하고 있습니다.
러봇은 연구실의 잠시 머무는 손님이지만, 그 존재는 연구원들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단순한 기술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과 연결된 존재로서 로봇을 바라보게 하고,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갈 감성 로봇과 돌봄 로봇의 방향성을 새롭게 고민하게 만듭니다. 러봇이 머무는 동안 우리 연구실은 기술이 아닌 마음으로, 기능이 아닌 관계로 이어지는 인간–로봇 경험의 본질을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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